상담 선교

2022. 12. 15. 13:53선교학 강의

상담 선교

조귀삼 교수(전 한세대, 현 웨신대 겸임)

들어가는 말

현시대를 일컬어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말한다. 세상에서는 포스트모던적 사고를 현대 문명의 발전의 산물이라고 말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의 중심축인 개체주의는 관계의 단절을 가져온다.. 과학과 물질문명의 발달은 문명이라는 안락한 삶을 보장해 주지만 인간 내면의 세계는 피폐하게 만든다. 그에 따른 소외감과 허무함은 심리적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야기하며 심한 좌절감을 가져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게끔 하기도 한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교회의 상관관계는 밀접하다. 담임목회자들의 설교에서 종종 등장하는 포스트모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단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교회가 해야 할 일들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말해 준다. 교회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사역 가운데 하나는 상담이다. 상담의 사전적 정의는 교양과 기술을 익힌 전문가인 상담사가 적응상(適應上)의 문제를 가진 상담자(來談者)와 면접하여 대화를 거듭하고, 이를 통하여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인격적 발달을 도울 수 있도록 원조적 관계(援助的 關係)를 전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1. 상담의 일반적 이해

상담은 영어 표현으로 카운슬링(counseling)이라고 하며 2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다.

첫 번째 요소는 인간이 직면한 인격적 문제에 대한 표면적 처리의 의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심리요법으로써 비교적 심층(深層)적 인격 체제(人格體制)를(人格體制) 변용(變容)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장기(長期) 상담을 필요로 한다.
상담 이론의 첫 번째는 정신분석을 개작(改作) 한(改作) 것이다. 두 번째는 인간의 행동과 인격의 변용을 꾀하려는 행동 이론적(行動理論的)인(行動理論的) 상담 기법이다. 세 번째로는 주로 진로상담과 학업상담에 관련하여 발달한 것으로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관한 객관적 진단을 바탕으로 하는 상담을 전개시켜 나가는 특성․인자 이론(特性․因子理論)․인자이론(特性․因子理論) 상담 기법이다. 네 번째는 정서 장해(情緖障害)를(情緖障害) 다소간 가진 내담자를 대상으로 치료에 성공한 경험을 기초로 해서 제창된 내담자 중심의 상담 기법이 있다(1946). 특별히 내담자 중심 상담 기법의 제창자인 로저스(Rogers)카운슬링과 심리요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하여 무조건 존경하는 마음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즉 상담자에게 필요한 소양은 내담자의 체험과정(體驗過程)에 대한 적극적인 공감과 이해이며, 내담자가 자신의 체험과정을 명확하게 의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내담자가 건설적으로 자기실현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2. 기독교 상담의 정체성

기독교 상담과 일반상담은 내담자가 겪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돕기 위해 내담자의 의견을 들어준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 상담에는 내담자와의 상담 속에 신앙의 요소를 활용하는 개념이 포함된다. 레이 앤더슨(Ray S. Anderson)은 기독교 상담자의 자질과 자격을 5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기독교 상담자는 상담을 위해서 소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 상담자에게는 자신을 찾아와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담자를 인내와 사랑을 가지고 응대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상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내담자의 영혼과 삶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서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감을 가짐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둘째, 기독교 상담자는 사역자여야 한다. 여기에서 사역자란 목회자를 포함한 선교사 그리고 영혼을 사랑하여 복음을 증거 하기를 열망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된다. 사명이 있는 사역자에게는 인간의 속성과 상태를 누구보다도 깊이 통찰하면서 내담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영적인 안목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셋째,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자라야 한다. 전문적인 교육이란 일반 상담학 과정을 포함하여 심리학, 인류학과 같은 인문사회분야이다. 그러나 성경적인 상담을 위해서는 성경이 말하는 인간의 상태와 죄의 해결의 문제를 포함한 영적 치유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신학적인 요소를 담아내야 한다. 최근 국내의 기독교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상담학이 많이 개설되어 수강생들을 확보하여 상담에 기여하고 있다.

넷째, 윤리적으로 깨끗한 삶을 사는 사람이어야 한다. 물론 인간은 본질적으로 완벽하지 못하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죄인이라는 기독교적 인간관이 일리가 있다. 비록 죄인일지라도 상담자는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어야 하며 특히 성화된 삶을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삶을 다른 말로 하면 성령의 열매를 지속적으로 맺고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섯째, 역동적인 열정으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내담자의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에서 언급했듯이 기독교 상담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내담자의 문제를 다루어야 함이 그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3. 상담 선교의 효과

상담이 선교적인 도구가 된다는 사실은 예수님께서 직접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요한복음 4장에는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의 수가 성을 지나면서 물을 길어 온 여인과 나누신 우물가의 대화가 기록되어 있다. 당시의 정황상 유대인 남성이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여인과 하셨던 단순한 대화는 필요 충족의 문제와 윤리적인 문제를 넘어서 죄의 극복을 위한 문제, 결국에는 영생의 문제로 자신의 구원 문제뿐만이 아닌 다른 이들의 구원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여인의 모습으로까지 연계된다. 그렇다면 상담 선교의 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1) 내담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바른 삶의 인도

기독교 심리학자 게리 콜린스(Gary R. Collins)상담은 어떤 한 삶이 겪는 삶의 고난을 보다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돌봄의 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상담자는 무엇보다도 내담자 내면의 갈등을 해결하도록 돕고, 내담자가 성경적 가르침에 따라 살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성장하도록 조언해 주어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2) 영적으로 바로 설 수 있게 된다

상담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로 살게 만드는 성화의 과정을 취급한다. 아담스(Jay E. Adams)성화의 과정을 걷게 하기 위해서는 옛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4장을 통해서 변화의 문제를 성경에 언급하였다. 즉 구습을 좇는 ‘옛 사람’(엡 4:22)을 벗어 버리고 새사람’(4:24)이 되라고 교훈하고 있다. 이처럼 상담은 인간에게 변화를 가져오게 만든다.

물론 인간이 지금껏 걸어오던 길을 버리고 변화의 길을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담자들은 끊임없이 타고난 기질과 학습된 행동 패턴을 고치는 과정 속에서 혼란함을 느낀다. 그러나 상담자가 인내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내담자의 삶 속에 영적인 변화를 통해서 성령의 열매를 맺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3)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

기독교 상담은 내담자와의 시간을 보내면서 영적인 눈을 떠서 하나님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다. 전요섭은 기독교 상담의 도구로서 은혜의 방편(the means of grace)을 사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혜의 방편에 대해서 랄프 언더우드(Ralph Underwood)는 기도, 대화, 성경, 화해, 세례와 성찬 등으로 이해하였다. 즉 상담 과정에 이러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내담자의 영적인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4. 상담 선교의 전략

1) 교회의 상담실 설치 운영사례

교회 내에 상담소를 설치하고 운영하여 교인들의 삶을 인도하는 교회들의 예를 살펴보겠다.

첫째로,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이 교회는 1978년부터 결혼상담소, 1980년에는 청소년상담소, 같은 해 5월에는 사랑의 전화, 1982년에는 신앙 상담소를 개설하였다. 이후 1999년에는 상담소가 상담 국으로 승격되면서 평신도들에게도 상담교육을 제공하며 상담사역을 담당하게끔 하고 있다.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인터넷 상담실, 청소년 상담실, 신앙상담실, 아가페 전화 상담실이 운영되어 상담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현장 선교를 감당하고 있다.

두 번째 사례는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를 들 수 있다. 온누리교회는 19993월부터 상담소 운영을 시작하여 전화 상담과 대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특징은 상담 사역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두란노서원과 연계하여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며, 현재 교인을 넘어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가정사역 학부,, 상담학부, 결혼 예비학교 등의 전문상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교회들이 상담을 선교의 도구로서 활용하여 교회 부흥을 이루고 있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하고자 한다.

2) 청소년의 계도 상담

한국의 청소년들은 참으로 큰 어려움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어려움이란 학교 공부와 부모의 기대치에 부응해야 하는 중압감, 그리고 또래들과의 관계 속에서 오는 열등감 같은 것이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갈수록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는 심각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학교 폭력으로 점철된 현재의 세태를 보면서 불안해한다.

청소년에 관한 다양한 문제 중에서 사회와 가족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주는 가장 큰 문제는 자살일 것이다. 사실 자살이란 무작위적이거나 목적이 없는 행동이 아니라 강렬한 고통을 가져오는 문제들, 혹은 위기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도피 방법으로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살은 견딜 수 없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파괴하는 자기 가학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 문제의 대안에서 상담은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의 5가지 활동을 제시하며 이것으로 청소년들의 자살 예방에 현저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심리적 불안과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도록 칭찬과 사기를 북돋워 주어야 한다.

둘째, 건전한 가정의 회복이다.

셋째, 올바른 신앙교육이다.

넷째, 청소년으로 하여금 확실한 자아 정체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다섯째, 전문적인 상담가를 찾는 것이다.

3) 노인 상담

가속화되고 있는 사회의 노령화 또는 빼놓을 수 없다. 노령화될수록 신체적, 지적, 심리적으로 느껴지는 급속한 사회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에 노인들에게는 4가지 고통이 함께 따라오게 된다.

첫째는 경제적인 어려움이다. 젊어서는 잘 벌고 잘 쓰며 풍족하게 산 것 같았으나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인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입장이 되어 버린다. 둘째는 질병의 문제이다. 나이가 들수록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이치이다. 세 번째는 역할 상실의 문제이다. 가장과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게 됨과 아울러 소외감과 서운함이 일시에 몰려오게 된다. 네 번째는 고독감의 문제이다. 젊어서 함께 했던 친구들은 물론 자녀들조차도 자신의 삶을 지탱하느라 힘들기 때문에 나이 든 부모를 돌보지 못하게 됨에서 오는 외로움이다.

위에서 언급한 고통은 우울증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들에 대한 상담은 필수적이다. 사실 노인이 되면 젊었을 때보다도 더욱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쓰이고 걱정거리가 많아진다. 신체적으로는 쉽게 피곤하여 의욕이 떨어지고 죄의식에 사로잡혀 살게 된다. 잠을 설쳐 숙면을 취하지 못함에서 오는 불안과 답답함은 누군가에게 의존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충족되지 않을 때에 심한 자괴감과 우울증이 엄습해 온다.

이러한 노인들의 상태를 기독교 상담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예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독교 상담자가 할 수 있는 4가지가 있다.

첫째, 교회 안에서 신앙적 봉사활동, 전도활동 등에 참여토록 유도하는 것이다. 교회 활동을 통해 잠시 잃어버린 삶의 활력은 물론 이전의 역동성까지 찾아주게 된다. 둘째는 노인일자리 창출에 대한 상담이다. 지속적인 상담으로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경제적 관념에 희망을 주고 구직활동에 대한 끊임없는 지지를 보냄으로써 노인의 삶에 윤활유와 같은 경제적 요소를 더해 가족 내의 위치까지도 찾게 도울 수 있다. 비록 젊은 사람들처럼 일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역량에 맞는 일거리를 찾아서 노력하는 것은 노인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셋째는 교회의 프로그램인 레저 교육과 참여의 독려를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교회 안의 노인대학에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함과 아울러 즐길 수 있는 취미와 오락을 활용하게 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죽음을 준비하는 보다 심층적인 상담을 담당할 수 있다. 상담을 통해 죽음은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함으로써 보다 깊은 기독교인의 본향을 사모하도록 돕는다.

4) 부부 상담

한국은 산업사회와 포스트모던을 거치면서 가정 안에서도 시대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즉 아내를 안사람이라 하고, 남편을 바깥양반이라고 칭하던 것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맞벌이 부부가 생겨나면서 직장생활과 사회생활 속에서 정보의 다양성으로 인해 여성의 위치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가정에서는 사소한 일에도 갈등을 하게 됨으로 자녀교육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덕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아진다.

콜린(Collins)은 부부간의 갈등의 원인을 5가지 요인으로 정리했다. 첫째는 잘못된 의사소통, 둘째로 방어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 셋째로 서로 간의 긴장 상태를 야기한 성, 역할, 신앙, 가치관 욕구, 돈 등의 요소들, 넷째로는 외부로부터의 압력, 마지막 다섯 번째로 결혼 생활과 일상생활 속에서 오는 권태감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갈등의 요인들로 인해서 극단적으로는 서로가 갈라서는 이혼에 이르게 된다. 이혼이 가져온 결과는 참으로 비참하다. 특히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갖고 성장해야 할 자녀들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줌과 아울러 가정의 해체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부부관계의 위기를 무엇으로 해결할 것인가? 이혼을 극복하기 위한 상담이 필요하다. 상담을 통해서 첫째는 가정의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신앙으로 이끌어야 한다. 둘째는 믿음 생활을 통해 삶과 의사소통에 있어서 변화를 가져오게 해야 한다. 셋째는 소망을 품고 서로 사랑하는 가정의 풍토를 이루어 나아가야 한다.

나가는 말

상담을 통해서 선교를 이루어 갈 수 있다. 이와 같은 모델을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님은 최고의 상담가이셨다. 주님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범죄 한 인간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완벽한 구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루셨다. 그뿐만이 아니라 성령님을 통해서 인간의 삶 속에보혜사로서 좌정하시며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계신다. 실제로 보혜사는 영어성경 중에서 상담사’(counselor)로 번역되기도 하였다(NIV; NASB).

인간들의 삶의 실존 속에서 고통받고 소외되고 의지할 곳 없는 이웃을 기독교 상담을 통해 도와야만 한다. 상담 또한 선교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논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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