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30. 17:53ㆍ선교학 강의
청소년 선교
조귀삼 교수(전 한세대 선교학, 현 웨신대 겸임)
들어가는 말
청소년이라는 단어 뒤에는 ‘성장’ 혹은 ‘성숙’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는 인간발달단계에서 부모님의 의존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기와 성인기의 중간에 위치한 과도기적 연령층을 말하며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 관심을 받아야 하는 시기로 일컬어진다. 그런데 요즈음 이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것도 그들이 대부분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장소인 학교에서 사태의 정점을 찍고 있다. 이는 교회학교에서도 간과해서는 안 될 현상이며 기독교계에서도 대안을 촉구해야 할 사항이다.
1. 청소년 문제들
청소년은 그 나라와 교회의 미래이다. 최근의 언론에서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필자는 청소년들을 선교하기 위해서 그들이 지닌 다양한 문제들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1) 청소년과 학교 집단 따돌림
국내 언론이 집중하고 있는 문제 중에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청소년의 집단 따돌림, 이른바 왕따 문제이다. 소위 ‘왕따 당한다’라는 것은 조직 구성원 가운데 한 사람을 소외시킴으로 정신 및 신체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에서 가장 예민한 시기에 왕따를 겪게 되는 아이들은 급기야는 자살이라는 극단적 상황에까지 가고 있다.
최근 왕따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대구의 한 중학생이 자살을 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러한 문제들이 하나둘씩 불거져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전국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은 공식적으로 적발된 것만 231건을 기록, 5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전국 대비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왕따 피해 학생 가운데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34%(약 10만 명)나 된다고 한다. 교실과 하굣길에서의 구타는 물론 최근에는 온라인과 스마트폰을 통한 사이버 테러 등 폭력의 유형도 다양하다.
2) 청소년의 성추행
공식적으로 적발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성추행도 일어나고 있다.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면 2010년 12월에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 2명이 전학 온 같은 반 여학생을 남자 화장실로 데리고 가 바지를 벗기는 등 성추행을 하다 적발되었다고 한다. 초등학생 왕따 폭력이 점점 심각해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요즘 아이들이 발육이 빨라 조숙한 데다 인터넷을 통해 유해한 정보에 대한 접근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센터 김건찬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하자면 “인터넷 정보력을 갖춘 아이들이 폭력 문화도 더 빠르게 배워가고 있다. 초등학생이라도 ‘어린 아이’라고 방치하지 말고 교사와 부모들이 더 관심을 갖고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청소년의 비행 현장에 교사는 존재할 수 없고, 학부모는 생활전선에서 찌들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3) 학교 폭력
학교 폭력은 당하는 학생에게는 하루하루 두려움과 공포의 나날을 보내게 한다. 인터넷
신문에 실린 내용을 아래에 소개한다.
2011년 5월 중순 경기도 여주 A중학교 3학년 김 모(15)군 등 3학년 10여 명이 2학년 15명을 야산에 집합시켰다. 이들은 다짜고짜 후배들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학교 ‘싸움 짱'인 김 군 등 3명이 유독 모질게 주먹과 발을 날렸다. 뺨을 때리다 배를 발로 차고, 쓰러지면 무릎으로 얼굴을 쳤다. 공포감을 조성해 금품을 갈취하기 위해서라고 김 군은 나중 경찰에서 밝혔다. 코뼈가 어긋나는 등 크게 다친 학생들이 적지 않았지만 보복이 두려워 아무도 학교와 부모에게 말하지 못했다. 김군 등 몇몇은 각자 만만한 2학년 3-4명을 따로 불러 수시로 폭행했다. 유흥비, 오토바이 수리비 등 돈이 필요할 때마다 불러내 두들겨 팬 뒤 “돈을 거둬 오라"고 시켰다. 이렇게 작년 11월까지 폭행과 금품갈취가 확인된 것만 61차례로 금액은 260만 원에 달했다.
이토록 무서운 학생들이 양산되는 원인은 인성교육을 강화하지 못한 교육 당국의 근시안적 교육에서부터 1등만이 존재하는 사회의 잘못된 환경, 그리고 부모님의 무관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 청소년 문제 발생의 원인
이상에서 언급한 청소년의 문제는 다음의 몇 가지 상황을 통해서 원인이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원인들을 살펴보는 이유는 대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건 뒤에는 반드시 원인을 제공한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1) 가족 형태의 변화
먼저는 가족 형태의 변화를 볼 수 있다. 필자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깡촌에서 출생하였고, 자연을 벗 삼아 성장하였다. 따라서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 환경을 경험하였다. 전통적 가정은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형제들로 이어지는 가족 형태 안에서 살아가면서 위계질서와 도덕이라는 인성을 배워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특징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핵가족 형태가 늘어남으로 말미암아 개인주의적인 마인드가 양산되었고 사회생활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러한 개인주의는 부모의 과잉보호로 이어지고 아이들의 정신을 나역하게 한다. 또한 과잉보호가 나타나면서 단짝친구처럼 나타나는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에 오는 좌절감으로 심한 자책감을 갖게 한다.
둘째로, 이혼과 여성들의 취업에서 오는 가족 관계의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의 증가는 청소년 문제에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먼저는 자녀들의 성장하지 않은 내적 성장 즉 심리상태에 크나큰 상처를 준다. 건강하지 않은 내적 상태는 자연스럽게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 찾으려고 하며 사회와 이웃에 대한 반항심을 극대화시킨다. 위에서 언급한 경기도 여주 지역의 학교 폭력도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인한 차상위 계층이 모여 있는 지역임을 보도 내용에서 명시하고 있다.
필자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녀들을 책임지지 않는 이혼은 범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자녀들은 자신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자녀들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자기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죄악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족 형태의 변화는 청소년 가장의 증가를 들 수 있다. 부모님의 사망 또는 이혼으로 인한 가족해체와 부모의 행방불명은 자녀로 하여금 원하지 않는 가장이 되게 한다.
2) 황금만능주의적 사회 변동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를 지나면서 급속한 산업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이로 인해 물질의 가치가 정신의 가치를 눌러 버렸다. 어려웠던 시대였기에 국가의 우선순위가 경제성장만을 외치는 것에 없었다는 당시 시대상의 영향도 있었지만 너무 성장 제일주의로만 나간 나머지 국민들의 생활의 초점이 황금만능주의, 이기주의, 개인주의와 성과주의로 치닫게 되는 악을 양산했다. 급격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신경 쓸 여력이 턱없이 부족했고 그 결과 청소년들에게는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윤리에 대한 혼란이 야기되었으며 각종 잔혹성 범죄와 폭력, 무절제한 생활규범을 행하게끔 했다.
특히 황금만능주의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너무나도 큰 사회적 병폐를 가져오게 했는데, 신문을 보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청소년들이 명품을 사기 위해 아버지뻘 되는 남성들과 성매매를 함은 물론 각종 비행에 연루되기도 하며, 심지어는 가정집에 침입하여 절도까지 하게 된 탈선의 모습을 보게 된다. 황금만능주의 사회는 하나님의 인류 통치 계획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이 소유한 것들을 나누도록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법칙이다. 초대교회의 성장 요인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것들을 타인을 위해서 사도들의 발 앞에 갖다 놓는 데에서부터 선교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즉 갖는 것이 아닌 나누어 주는 데에서부터 사회의 상생이 시작될 것이다.
3) 교육 환경의 모순
교육은 인간을 가르치고 훈계함을 통해서 성숙한 인격을 갖게 만드는 도구이다. 그러나 언제 부터인가 학교에서 체벌이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이 가속화되면서 교권은 땅에 떨어졌고 청소년들의 앞 길을 인도하는 사명을 가진 선생님들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물론 체벌이 교육의 최선은 아니다. 그렇지만 선생의 따끔한 체벌이 청소년들에게 약이 될 경우가 있다.
교육의 제도적인 문제 또한 반드시 선결되어야 한다.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는 학생들에게 기울여야 할 시간과 관심을 빼앗아 버리기도 한다. 업무가 많아 교사의 본분인 학생들에 대해 일일이 주의와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부족하다는 점은 올바르지 못하다.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사상은 ‘친절하고 실력 있는 선생님’이라고 한다.
친절하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느냐에 달렸다. 그런데 수업과 잡무에 지친 교사들이 학생들과 다정하게 얘기를 나눌 여유조차 없다면, 누가 어떤 고통을 겪는지 파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일 것이다.
현대사회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욕구와 청소년들의 관심 사이에 크나큰 간극이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학교 교육보다는 사교육 열풍이 기승을 부리고, 돈의 위력이 학력을 만들게 되었다. 특권층의 자녀들은 또 다른 계급을 만들어서 소외되고 힘없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사회에 반항하게 만드는 일이 빈번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유해 물질에 노출되어 있다. 술과 담배, 심하게는 마약과 같은 것들은 청소년에게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게 만들고 결국 사회의 정상적인 구성원으로서 생활하기에 부적절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한참 꿈을 꾸고 미래를 설계하며 나아가야 할 청소년이 육신적인 쾌락의 충족을 더욱 선호한다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3. 청소년 선교
지금까지 필자는 청소년들의 문제점들과 원인들을 조명해 보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방법은 새 사람이 되게 만드는 길 밖에 없다. 성경에는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요 3:3)라고 명시하고 있다. 덧붙여 예수님은 너무나도 명확히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진리와 삶의 원천이다. 청소년들이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경외하고, 깨끗한 행실을 유지하면서 악을 행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사역이다. 이러한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서 청소년 선교를 몇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크리스천 가족의 형성
청소년 선교를 위한 적극적인 방법으로서 1차 사회인 가정에서부터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을 들 수 있다. 가족이란 생물학적 혈연관계 이상의 것이다. 가족이야말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이다. 가족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사랑은 무엇으로도 가를 수 없는 것이다.
성경이 교훈의 잣대가 되고, 성경이 앞길을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크리스천 가정이 갖는 유익한 점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가정의 복음화가 온전히 이루어져서 자녀들을 양육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 됨을 말하고자 한다. 성경은 “너희도 아는 바와 같이 우리가 너희 각 사람에게 아버지가 자기 자녀에게 하듯 권면하고 위로하고 경계하노니
이는 너희를 부르사 자기 나라와 영광에 이르게 하시는 하나님께 합당히 행하게 하려 함이라(살전 2:11-12)”라고 말씀하고 있다.
크리스천 가정이 된다는 것은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와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크리스천 가정이라고 어려움과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잠시 잘못된 길을 가다가도 돌아설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손잡아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 복음화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임이 틀림없다.
2) 선교캠프로의 초대
청소년들을 선교의 캠프에 초대하는 일은 교회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전략이다. 청소년들은 캠프를 통해서 자신의 젊음을 발산하고, 다양한 또래들과 관계를 맺고, 영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전문적인 캠프가 많이 열리고 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스타 강사들과, 성경공부 인도자들이 대거 포진한 캠프에 초대하는 작업은 청소년 선교의 교두보를 마련한 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지난해 여름 캠프를 다녀온 필자의 자녀를 보면 이 전략이 효과가 있고 자녀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자녀의 고백을 들어보면, ‘학교생활 속에서 있었던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있었던 불편함이 해소되고, 좀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도록 노력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하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가정과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하지 못한 대화들을 캠프를 통해 신앙 안에서 또래와의 나눔을 통해 지금은 성숙한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과 교회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캠프의 유익함을 재언하는데 확신을 가진다.
3) 해외 선교 현장 견학
청소년들을 해외의 선교 현장에 보내는 것은 참으로 유익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개인주의 및 과보호로 인한 자기 의지가 빈약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해외의 선교 현장을 견학하는 것은 삶의 좌표를 설정하는데 매우 유익한 기회가 된다. 특히 우리보다 잘 살지 못하는 지역을 방문할 경우에는 자신의 위치를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므로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더불어 국제적인 관계 속에서 친구를 만들고 우정을 쌓음으로 긍휼과 사랑의 마음을 통해서 기독교 세계관의 형성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방학을 이용하여 어학연수를 겸한 영어권에서의 선교의 경험은 배움과 장래의 학생의 비전에 덕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반드시 경험을 쌓을 나라가 미국일 필요는 없으며 동남아권인 싱가포르나, 필리핀 같은 영어권인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방학기간을 보내게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되리라 믿는다.
나가는 말
지금까지 필자는 청소년 선교에 대해서 기술해 보았다. 우리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내일의 모습을 본다.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에게 폭력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범죄라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서부터 ‘심리극’ 등을 통해 ‘왕따’의 비인간성과 폭력성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교회는 청소년들을 계도할 수 있는 확실한 기관임을 학부모들에게 인식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실 청소년 선교는 무엇보다도 한국교회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는 이 과제를 지혜롭게 감당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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