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 11:51ㆍ선교칼럼
존 스토트의 선교적 공헌
조귀삼 교수(한세대 선교학)
20세기 세계 개신교를 이끌었던 존 스토트(Stott·90·사진) 목사가 27일(현지시각) 영국 서리에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와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어쩌면 현존하는 복음주의 선교학자 가운데 가장 큰 선생을 잃어버린 것 같은 마음이다.
필자는 몇 년 전 아세아 태평양 다문화 학회의 초청으로 논문 발표를 위해서 필리핀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에 백발이 허연 존 스토트 박사님은 노구를 이끌고 “기독교의 진리성”에 대해서 강의하였다. 수천명의 청중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모여들었고 온종일 진행된 프로그램은 참여자 모두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 때 자신은 “아마도 해외에서의 강의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한 말이 지금도 필자의 귀에 뚜렷하게 들리고 있다.
세계의 모든 매스컴들이 그의 타계를 전하면서 공헌들을 쏟아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개신교계의 교황을 선출한다면 존 스토트 목사가 뽑힐 것"이라는 신학자 마이클 크로마티(Cromartie)의 평가를 인용하며 스토트 목사의 영향력은 빌리 그래함과 맞먹는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지난 200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스토트 목사를 선정했었다.
스토트 목사의 별세 소식을 접한 빌리 그래함 목사는 "세계 복음주의권이 위대한 대변인을 잃었다"며 슬퍼했다고 BBC는 전했다. 빌리그래함 목사의 슬픈 마음에 복음주의 신학을 옹호하며 신앙을 추구하는 모든 학자들과 목회자들은 동조할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스토트 목사는 성공회인 런던 올소울스 교회의 담임 목사와 대학생 선교단체인 IVF를 이끌면서 개신교계의 지도자로 활약했다. 스토트 목사는 지난 20세기 성경의 무오성에 기반을 둔 복음주의 신학과 이를 반대하는 자유주의 신학과의 논쟁에서 후배 제임스 패커(Packer) 박사와 더불어 복음주의 신학을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
70년대 들어 스토트 목사는 개신교가 개인 영성에 함몰돼 사회 참여에 소홀했다며 복음주의권의 사회 참여를 호소했다. 당시 스토트 목사가 아프리카를 순방하면서 기아와 가난으로 인간의 최소한 삶도 유지 못하는 아프리카인의 고통을 목도하면서 그의 신학이 전환점을 맞았다. 스토트 목사는 빌리 그래함과 더불어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복음주의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행동 강령을 담은 '로잔 언약'을 채택했다.
스토트 목사는 기독교 신학의 대중화에도 앞장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기독교 기본진리' 등 5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중 '기독교 기본 진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60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세계적으로 250만 부가 팔렸다. 목회와 저술에 치중하고자 스토트 목사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지난 1993년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
스토트 목사의 선교신학에 대한 공헌은 전인적 선교의 이론과 방법을 신학계에 자리 잡게 한 것이다. 교리에 집착하여 현실을 도외시한 복음주의 원리주의자들을 향해서는 “복음의 사회 참여”를 권유 하였고, 극단적인 행동주의 지향의 진보주의자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복음이 갖는 진리성”을 강조하였다. 결국 그의 주창에 의해서 복음주의와 진보주의가 하나의 선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균형 잡힌 선교로서의 전인구원의 선교를 만들어 놓게 되었다.
존 스토트의 공헌은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유산을 남겼다. 우리의 문화적 유산은 이조 오백년이 갖고 있는 이원론적 흑백논리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흐름은 교회들 속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편에 서지 않으면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극단적 생각들은 상생의 길을 찾기보다는 극한 대결 구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스토트가 우리에게 준 전인구원의 진리를 신앙의 행동강령으로 추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다.
2011년 8월 7일 “교회와 연합신문 선교칼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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