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3. 17:45ㆍ선교칼럼
제사의 선교 상황화
조귀삼 교수(한세대 선교학)
필자는 지금 대만의 한 호텔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신학교에서 몇 일째 강의를 하면서 이곳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 이곳은 사찰들이 참으로 많다. 대부분의 사찰들은 조상숭배의 영향을 받아서 제사를 드린다. 복음화되지 않는 땅 속에서 진리를 모르고 헤매고 있는 이들의 종교를 보면서 한국의 종교성을 대비해 보고 있다.
조상숭배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다. 종교의 원초적인 형태가 조상숭배라는 ‘타일러’와 ‘스펜서’와 이와는 의견을 달리하는 ‘뒤르껭’‘뒤르켐’은 문화가 발전한 중국, 이집트, 로마, 희랍 등지에서 발달된 종교의 형태라고 주장하였다.. 한편 포티스(M.Fortes)는 조상숭배가 부계사회의 친자관계를 투시한다고 정의하였다..
한국인의 조상숭배 사상은 두 가지의 중요한 사상적 흐름 속에서 찾아야 한다. 하나는 유교를 주축으로 한 효(‘孝’) 속에서 찾아야 하며, 다른 하나는 전통적 종교의 심성인 샤머니즘 속에서 찾아야 한다. 먼저 孝를 살펴보면, 유교의 기본 덕목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다. 부모의 공경은 사후의 세계까지 연장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로 이해되는 윤리적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샤머니즘이다.. 이러한 샤머니즘은 한국인의 심성과 가치체계, 사상, 그리고 세계관 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다. 따라서 우리의 사고 가운데 이러한 두 가지 요소가 오랫동안 지배하였다고 이러한 전통적인 종교현상이 조상숭배의 사상으로 표출되었다..
한국의 조상 제사 제도는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우주와 삶의 중국적 이해의 최고 범주는 총체성 혹은 우주 형성 원리인 고대적인 영원한 질서(道)이다. 도는 질서 정연한 인간생활 속에서 실현되며 그 역도 성립된다. 그러므로 모든 중국 윤리의 첫 번째 계명은 도와 조화를 이루며 살라는 것이다. 두 번째 계명은 전통적인 규범 및 예절과 조화를 이루며 살라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에서의 자연주의적 사회적 종교이해는 한국에 전래되었다. 특히 도교는 중국 우주론의 가장 전형적인 독특한 산물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의 민족종교는 조상숭배, 농경의식, 가족 및 씨족에 대한 책무들과 관습들이 불가 분리하게 뒤섞인 혼합물이다.
우리는 조상 숭배의 일환인 제사를 어떠한 기능으로 해석을 하느냐가 하나의 과제이다.. 우선 문화적인 이해를 살펴보고자 한다. 폴 G. 히버트에 의하면 문화를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바를 조직하고 체계화하는 일단의 사람들에 의해서 공유된 사상, 감정, 가치, 그리고 행동에 연관된 유형과 산물의 통합된 다소의 체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제사의 문화는 형태는 달리하지만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행해지는 문화적 산물임에 틀림없다. 중국에서는 옛 부터 천자는 상제에게 제사를 지내고, 제후들은 사직(社稷)을 제사하고, 평민들은 조상 에게 제사하였던 관습이 있었다. 라토렛 교수는 죽은 자를 위한 의식은 중국 문화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하였다. 사실 이러한 문화는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한자문화권인 일본과 한국을 위시한 동남아의 일부 국가에서 조상숭배를 당연시하게 됨을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의식 구조 가운데는 단순히 문화적 산물의 제사라기보다는 종교적인 의미가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샤머니즘으로서 오랫동안 정신사를 지배해 왔음을 단군의 건국신화 속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러한 샤머니즘이 후대에 유교의 문화와 접목되면서 제사가 뿌리내리게 됨을 알 수 있다.
조상 제사가 한국사회에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을 가진 것은 사회의 통합적인 기능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조상의 무덤에서 제사를 지냄으로써 전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서 가(家)를 확인함으로써 하나라는 공동의식을 고취시킴을 볼 수 있다. 박귀철은 그의 논문에서 ““조상 제사에 있어서 사회적 통합 기능은 첫째가 대동(大同)이요, 둘째는 덕행(德行)이라고 하였다.” 대동이란 씨족이 형성되어 대가족을 이룬 것이며 더 발전하여 대가족적인 국가 제도를 말하는 것이다. 결국 제사를 거부하는 자는 대동의 기능을 파괴해 버리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됨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얼마 안 있으면 구정인 명절이 다가온다..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힘든 것이 친척들이 모인 곳에서의 제사 문제일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상황화의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는 참된 제사의 대상은 하나님이심을 거듭 주장하고 설득해야 하겠다. 그리고 조상들을 진정 기쁘게 하는 것은 살아계시는 동안 효도하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시켜야 하겠다.
2013년 2월 3일 “교회와 연합신문 선교 칼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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