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통한 교훈

2020. 4. 7. 12:24선교칼럼

딸아이의 자기소개서를 통한 교훈

조귀삼 교수(한세대 선교학)

  필자에게는 네 명의 자녀가 있다. 그들 중에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분야에서 공부하고 있는 자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자녀도 있다. 특히 막내딸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어디에 원서를 집어넣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사회의 기류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딸 아이에 대한 질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가장 먼저는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라는 질문 이었다. 딸아이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었다. 중학생 시절에 검정고시로 들어와 기초가 부족하였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방과 후 보충수업을 통하여 인지하지 못한 부분의 과목들을 채워갔고 학업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기초적인 이론 공부를 하며 동시에 고등학교 1학년 수업을 맞춰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2학년 때는 현대문학의 감상과 비평이라는 학교 문학 클러스터에 소속되어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고 깊은 이해와 비평을 할 수 있었으며, 학교에서 배우는 문학수업 보다도 더 다양한 지식과 폭넓은 문학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아주대학교 교수님께서 클러스터를 위해서 고등학교 2학년을 위한 강의를 해주셨으며, 클러스터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시를 발표하였고, 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애기했으며 이후 교수님께서 이해하기 쉽도록 강의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은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라는 질문 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딸아이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1학년 초기에 토요축구부(토요일마다 학교에서 축구하는 활동)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축구를 좋아하고 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학생들만 한다고 말리는 친구들도 있었고 축구부 선생님께서도 걱정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학생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학생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비록 마음을 다잡아먹고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잘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고등학교 재학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달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서 딸 아이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첫째, 학생회에서 체육부 차장으로 일하면서 학교에서 체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숙지 컵(점심시간을( 활용하여 모든 반이 참여할 수 있는 경기를 진행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체육이 활성화되고 모두에게 활력을 불어넣으며 단합 정신을 만들어주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 선도부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선도를 하려면 상대방과 교복에 대한 문제로 서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얘기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나는 내 마음이 단단해지고 인내심이 강해지기를 원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선도활동을 통해서 나는 인내심을 기를 수 있었고 마음은 강해졌으며 몸이 건강해졌습니다. 선도부 덕분에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인내심 그리고 끈기 등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셋째, 또래상담(학교에서 친구를 상담해주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친구상담가)으로 학교에서 활동하였습니다. 또래 상담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을 통하여 좋은 생각과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일을 했습니다. 또래 상담가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고민이 있는 친구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며 친구의 고민을 덜어주고 함께 해줄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허그 데이(친구들과 껴안아 주는 활동), 사과 데이(친구에게 사과할 일을 편지에 적으면 과일사과와 함께 전달해주는 활동), 땡큐 데이(친구에게 고마웠던 일을 편지에 적어 또래상담이 소정의 상품과 전달해주는 활동) 등의 활동을 하여 친구들끼리 서로 좋은 추억을 쌓게 되고, 그리고 좋은 마음과 행복을 줄 수 있어 정말 또래상담자가 된 것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과정에 나타난 소시민의 경험을 나누었다. 대학 진학을 앞둔 막내딸이 자신의 소개서를 작성하는 모습을 옆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딸 아이가 대학의 면접관 앞에서 자기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서 평가를 받아야 할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201461교회연합신문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