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8. 12:58ㆍ선교칼럼
선교사의 우울증 해소 제언
조귀삼 교수(한세대 선교학)
통계에 의하면 한국 선교사의 해외 사역자들은 총 2만6천 명을 상회한다고 나와 있다. 한국 선교사들은 세계의 어느 나라 선교사들 보다도 열심과 순수함이 있다. 그렇게 때문에 소위 물과 불을 가리지 않고 선교사역에 전념하는 경향이 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서양 선교사들은 사역에 있어서도 매우 합리적으로 시간을 관리한다. 일정한 시간이 경과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퇴근을 한다든지 아니면,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통해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그러나 우리 한국 선교사들은 대부분 자신과 가족들은 돌아보지 않고 오직 사역에만 전념함으로 건강과 정신세계에 많은 문제점에 노출되어 있다.
선교사가 어떻게 우울증을 앓을 수 있겠는가? 선교사는 성령충만하고, 믿음이 넘치고, 매사에 적극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우울증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보편적으로 생각한다. 확실한 답은 선교사라 해도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사실 초기 선교사님들 가운데 우울증에 시달린 분들이 많았다. 특히 현대선교의 아버지이신 윌리암 케리의 경우에는 본인이 아내와 가족들의 죽음 그리고 선교사역을 위한 재정의 충원 등이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와서 병에 시달렸다. 중국 내지선교회를 창설하여 선교에 지대한 이름을 남긴 허드슨 테일러는 어떠했는가? 1954년 테일러가 중국에 도착했을 때에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대륙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그를 냉소와 빈축으로 일관하였다. 동료 선교사들의 질타는 계속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가져 왔다. 사실 그는 말년에 고백하기를 우울증 때문에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고자 하는 끔찍한 유혹을 받은 일이 있다”라고” 고백하기도 하였다. 또한 A.B 심슨 그리고 아도니 남 저스든 도 우울증에 시달렸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케이스에서 볼 수 있듯이 우울증은 사역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겠다. 특히 선교사님들의 부인들은 더욱 더 우울증에 노출되어 있다. 예를 들면 윌리암 케리의 아내인 도로시 케리, 아프리카 선교탐험가인 리빙스턴 부인인 메리 리빙스턴 등이다.
사실 선교사님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일을 계획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에는 실패의 두려움과 외부의 시선으로 인해서 극한 내면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만약 연속적인 실패의 경우에는 자책감으로 이어지면서 스스로를 하나님의 일에 부적합한 자라고 결론 짓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우울증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침몰되기 쉽다.
심각한 스트레스에 처해 있는 선교사들은 영적으로 무미건조해지고, 삶의 의욕을 상실하며 정체성의 위기 마져 겪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선교사역에 관한 일 뿐만이 아니라 매사에 흥미가 없어지고 피곤한 나머지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미 상실, 의용부진, 불면, 식욕부진, 집중력의 결여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고 결국은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면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동시에 받아야 한다. 우울증은 영적 침체와 상관없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이 두 개의 증상이 정의와 치료방법에 있어서 꼭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분명하게 구분하여 치료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이러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의 치료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는 우울증에 노출되어 있는 선교사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전인적 회복을 위해서 적절한 관심과 돌봄의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 이를 위해서 우울증에 대한 잘못된 이해들을 바르게 하기 위해 심리와 정신적인 교육이 동원되어야 하겠다.
둘째는 선교사님들의 치료를 위해서 의사들이나 상담자에게만 떠맡기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파송 단체나 후원자 그룹들로 하여금 회복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해야 하겠다.
셋째는 선교사님들 스스로가 자신의 위치와 어려움을 깨닫고 쉼의 요청을 과감히 하여 휴식과 함께 영적 동력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서두에서 이야기 하였듯이 이제 한국 선교는 숫적으로 세계 2위 이며, 재정적으로도 상당한 위치에서 세계선교 사역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선교사의 관리 부분에서는 아직도 유아적 수준이다. 이럴 때일수록 선교 케어가 중요하다. 특히 세계 선교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이 우울증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기도하여 후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4년 12월 7일 “교회연합신문 선교 칼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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