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선교의 보완론

2020. 3. 19. 10:51선교칼럼

단기 선교의 보완론

조귀삼(한세대 교수, 세계로 선교연구원 원장)

   필자는 지난주에 단기선교 유용론을 기술하였다. 이제는 효과적인 단기선교를 위하여 몇 가지 보완에 대해서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가 선교사로 사역하였던 필리핀 바기오 대학(University of Baguio)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날도 우리 팀은 사영리라는 전도 책자를 들고 학생들에게 접근하여 예수님을 소개하고 영접시키는 캠퍼스 사역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에 한국에서 오신 단기 선교팀이 목에는 한결같이 카메라를 걸친체로 우리가 사역하는 캠퍼스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몇 장의 전도지를 나누어주기가 무섭게 옆에 있는 카메라맨이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였다. 한바탕 사진을 찍더니 슬그머니 그 장소를 떠나버렸다. 그저 바람처럼 왔다가 먼지처럼 사라져 버린 사람들이었다이러한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우리 팀의 리더인 카나다 친구인 제임스(James)가 켐퍼스 전도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엄명을 내린 사건의 시발이 되기도 하였다. 그곳 사역을 마친 지 벌써 15년이 흘렀다. 요즈음 나의 앨범 가운데에 개인전도의 사진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캐나다 팀장의 호통 때문이다. 단기 선교는 자신의 여행 목록 속에 전도지 몇 장을 나누어주고 기록화 하기 위한 작업은 결코 아니다.

   지난 여름 호산나 선교 광장에 선교여행을 망치는 12가지 사항이라는 글이 많은 호응을 얻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단기 선교는 혼자 간다. 둘째, 영적 사역만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가기 때문에 일반적인 것들에는 관심이 없다. 셋째, 매일 하는 기도와 말씀묵상을 포기하라. 넷째,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떠나기 전의 계획을 고수하라. 다섯째, 선교사들의 실수를 지적해서 그들을 도우라. 여섯째, 단기선교는 이성교제를 하기에 완벽한 기회다. 일곱째, 현지 언어를 귀동냥하느라 애쓰지 말라. 어차피 못하는 언어니까 듣기와 말하기를 포기하라. 여덟째, 팀 동료의 실수를 그 자리에서 지적하라. 아홉째, 더러워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현지 음식은 먹지 않도록 조심한다. 열 번째, 팀 동료 중에 후원금을 충분히 모으지 못한 이들을 주목한다. 열 한번째, 집에 자주 전화해서 현지 사역자에 대한 자세한 프로필과 사역을 얘기하며 기도 도움을 요청해라. 그리고 현지의 낙후한 사정과 자신이 선교에 이바지 한 바를 얘기하며 대견하게 생각하게 하라. 마지막 열 두 번째, 모든 것이 끝나면 해외선교 사역의 "고참""선임"으로서 당신은 이제 명예제대를 했으니, 앞으로 선교사역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장기 사역은 거부하라. 당신 같은 사람은 고국에서 여러 사람에게 헌신에 대해 가르쳐야 할 중요한 인물이다.

   이상과 같은 의견은 매우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사실 단기 선교란 어디까지나 현지 선교의 상황을 살펴보면서 현지 사역을 잘하시고 계시는 선교사님들의 선교에 대해서 배우고, 타문화를 이해하는 선교의 기초적인 단계이다. 따라서 단기선교를 곧 선교사역으로 생각하여 무책임하게 선교를 평가함으로서 생명과 삶의 전체를 드리는 전임 선교사들의 수고를 반감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자신의 짧은 지식으로 현지의 상황들을 함부러 평가함으로써 오히려 단기선교팀이 다녀가면 선교사들의 사역이 어려워진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웃지 못할 말한 마디는 어느 선교지에서 선교사님이 쓰시고 있는 집이 너무 낡았지만 시간이 없어서 수리를 못하고 있던 차에, 그곳으로 첫 번째오신 단기선교팀이 집을 고쳐서 예쁘장한 집을 만들어 놓았다. 선교사 가족은 오랜만에 깔끔한 집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마음껏 찬양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에 온 다른 단기 선교팀의 일원 중에서 선교사가 너무 호화로운 집에서 호의호식하고 산다는 보고를 후원교회에 편지를 써서 보냈다. 아무 영문도 모른체 보고를 받은 당회에서는 선교사의 선교비를 끊어 버리게 되었다.

   우리는 이번 겨울에 있을 단기선교에서는 이와 같은 선교를 망치는 여행이 되지 않도록 미리 선교 전문가로 하여금 훈련을 통해서 우리의 선교여행을 잘 다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200211교회연합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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