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3. 17:16ㆍ선교칼럼
선교지의 애국가
조귀삼(Ph.D, 세계로 선교연구원 원장)
식민지주의와 선교와의 함수 관계를 연구해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즉 국기(국가)가 먼저가 있으면 곧 뒤따라 십자가가 갔으며, 십자가가 먼저 가 있는 곳이면 곧 뒤따라서 국기가 그 땅을 뒤덮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인 대영제국과 미 제국주의가 대표적인 국가들이었다. 따라서 선교지의 눈에는 복음이 정치적인 도구로 비치기까지 하였다. 이제 시간이 지나 식민지주의가 종언을 고하는 시간에는 국기가 물러가면서 복음도 함께 철수의 아픔을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지난 8월 16일 마닐라의 한국아카데미의 Music Camp 2002에서 정말 뜻있는 애국가를 합창하게 되었다. Music Camp 2002는 전주에 있는 안디옥교회 청년들로 구성된 음악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이곳 한국인 선교사 자녀 학교에 자비량으로 열흘 동안 헌신하면서 캠프를 열어 가르치는 프로젝트이다.. 한참 자신에 도취되어 방자히 행함이 삶의 도(道)인 것처럼 행할 수밖에 없는 나이에 무더운 이곳까지 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열심에 참으로 한국 선교의 밝은 미래를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Camp의 마지막날 음악 연주회가 있었다. 그 동안 배웠던 악기들을 모든 학생들이 들고 나와서 연주를 하는 발표회이다. 다채로운 순서가 하나씩 진행되었다. 어린이 합창단의 “내가어릴때”“내가 어릴 때”를 비롯한 Cello Duet으로 “Little Star Variations" 그리고 목관앙상블인 ”Amazing Grace"등등.
그리고 순서의 마지막 순간에 학생과 관객 모두가 애국가를 불렀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하였다. Camp를 진행하는 선생의 마음도,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 학생의 마음도, 자녀들의 연주 모습을 보려고 온 학부형들의 마음도 마음은 이미 고국의 하늘에 닿아있었다.
오늘 모두가 힘차게, 그리고 울먹이며 부르는 애국가는 어떠한 노래인가? 비록 운율은 다르지만 머나먼 이국 땅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 생명을 걸고 투쟁하면서 불렀던 노래가 아닌가. 따라서 필자의 눈에는 오늘 한국인들이 부르는 애국가는 문두에 언급된 식민지주의적 선교 속에서 경험된 국기(국가)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한번도 다른 민족을 정략적으로 침범한 적이 없는 민족이었다. 그 만큼 순결하고 온순한 민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의 선교를 위해서 우리 민족 속에 복음을 맡기지 않으셨는가 해석해 보기도 한다.
필자의 기도는 우리의 “애국가”가 온 열방에 울려 퍼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세아, 아프리카, 그리고 심지어 우리에게 복음을 주었던 미국 땅을 비롯한 서구에도 애국가가 들려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한민족이 가진 열정과 순수함 그리고 감동적인 마음들이 헌신으로 모아져서 세계의 모든 지역에 선교의 장을 열기를 기대한다.
2002년 8월 “교회연합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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