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6. 15:03ㆍ선교칼럼
지붕 위의 빈병
조귀삼 목사(한세대 선교학 교수))
성지인 터키를 순례하다 보면 가끔 특이한 풍경을 보게 된다. 아담한 집의 지붕 위에 빈 병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빈병 하나가 어디 있든지 대수롭지 않은 일 일수도 있지만 지붕 위에 있는 병들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현대는 가볍게 생긴 유리병들이 지붕위에 놓여 있지만 전통적으로 붉은 항아리를 지붕위에 놓아둔다고 했다. 그러면 지붕위에 있는 빈병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집에 시집보낼 처녀가 있소!”라는 의미이다.
빈병의 표시를 통해서 결혼의 성취를 위해서 중매쟁이를 불러드리게 된다. 빈병의 싸인을 보고 중매쟁이는 딸이 있는 집으로 들어가서 결혼 지참금을 결정하게 된다. 결혼 지참금이 결정되면 본격적으로 중매에 들어가서 신랑 후보를 물색하게 된다.
신랑 후보가 결정되면 신부 집과의 대화를 통해서 신랑 후보생이 신부 집을 방문하여 선을 보러 가게 된다. 처음 만남은 식사와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혼사 여부를 결정 짖는 것은 예비 신부가 마지막 대접하는 음료에 의해서 결혼의 성사 여부가 결정이 된다. 즉 신부가 예비 신랑이 맘에 들면, 터키식 커피음료를 대접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는 커피 음료수에 후추 가루와 소금을 넣어서 거부의사를 표하게 된다.
만약 서로가 마음에 들 경우에는 약혼식이 거행된다. 약혼식은 무슬림의 종교의식에 따라서 모스크에서 진행된다. 무슬림의 종교지도자인 이맘 앞에서 예식이 약혼식이 진행된다. 이때에 두 사람이 금반지 두 개를 만들어서 오른쪽 손가락에 반지를 나누어 끼게 된다. 약혼식은 증인 2명이(친구들) 보증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보통 약혼 기간은 1년 정도를 보내게 된다.
약혼이 경과한 후에 결혼식이 진행된다. 축의금 전달은 신부의 옷에다가 축의금을 달아준다. 결혼식 때에는 친정 부모는 신부의 얼굴에 붉은 약을 발라준다. 이것은 신부에게 붙어있는 액운을 쫒는다는 의미가 있다.
첫날밤은 신부 집에서 보내게 된다. 그날 밤의 축제는 신부의 오빠나 남동생의 발바닥을 치는 순서로 시작이 된다. 그들의 결혼 첫날밤에 얽힌 이야기는 매우 흥미가 있다. 신부가 성(性)적 경험이 없을 경우에는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만약 성적 경험이 있어서 처녀막이 파손되어 있는 경우에는 신부의 어머니는 새끼 비둘기 한 마리를 방에 넣어두게 된다. 이것은 다음날 아침에 동네 사람들에게 밝힐 처녀성에 대한 증거를 위해서 그렇다. 즉 첫날밤을 보내는 다음날 아침에 처녀성의 혈흔을 문밖의 나무에 걸어서 신부의 처녀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처녀성이 파손되었을 경우에는 비둘기는 신부의 처녀성의 혈흔 증명용으로 쓰여지게 된다.
신부 집에서 첫날밤을 보낸 후에 남편 집으로 가게 된다. 이럴 때에 전통의식에서는 남자는 노쇠를 타고, 신부는 가마를 타고 가게 된다. 시부모를 만날 때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신부의 혈흔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모스크에 들려서 그동안 오른쪽에 끼었던 반지를 왼쪽 손가락에 끼움을 통해서 결혼이 이루어진다. 비록 이교도의 결혼식이지만 성적 해방을 부르짖는 현대의 젊은이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다.
2003년 9월 “교회와 연합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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