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에서 피어나는 연한 순

2020. 3. 30. 10:35선교칼럼

고목에서 피어나는 연한 순

조귀삼 (한세대 교수)

  이집트에 있는 전통족인 교회의 하나는 콥트교회이다.. 이집트의 후손들 가운데에서 복음을 듣고 세워진 이 교회는 전승에 의하면 마가 요한에 의해서 복음이 전래되었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마가 요한은 바나바와 바울과 함께 1차 선교여행을 출발하였으나 다소 산맥을 앞에 두고 선교여행을 포기함으로 말미암아 2차 선교여행을 앞두고 바울과 바나바의 선교팀이 나누어지는 빌미를 제공했던 인물이기도 한다.

  콥트교회에서는 세례가 중요한 신앙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만약 어린이가 세례를 받지 않고 죽었을 때에는 내세에서 장님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생명이 위독할 때에는 즉시 세례식을 거행하기도 한다. 남자 아이는 출생한 지40일 만에 그리고 여자 아이는 80일 만에 세례를 받는다. 세례식이 끝나면 견진례와 성찬식을 거행하는데 사제에 의해서 성유를 몸 전체의 부분 부분에 바르면서 성령을 받으라라는 말과 함께 입김을 불어넣은 예식이 있다. 그리고 성찬식을 통해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왔음을 강조하는 의식을 행한다.

  필자는 이번 달 제다들과 함께 유서 깊은 이집트의 콥트교회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집트하면 생각나는 것은 하늘에 닿을 듯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그리고 드넓은 광야와 오아시스를 생각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땅은 아프리카 이지만 아랍의 지배를 받으면서 언어와 신앙조차도 아랍어와 무슬림 화가 되어버린 그곳에 교회가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여겨졌다. 필자가 방문한 교회는 예수님이 출생하시고 헤롯의 칼을 피해서 요셉과 마리아와 함께 피난하였던 곳을 기념하여 세운 교회였다. 지금은 쓰러질 것 같은 교회의 내부를 보면서 몇 달을 걸려서 피난하신 예수님과 부모들의 고통을 연상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필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던 것은 콥트교회의 신앙이었다. 현재의 콥트교회 신도들은 약 15만명으로 추산되며 대부분의 무슬림 사회에서는 이방인과 같은 존재들로 취급을 받는다. 그들은 신앙 때문에 사회의 냉대와 박해 그리고 신분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한 가지 단적인 예로 정통 관료가 된다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이나 노동을 통해서 삶을 연명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신앙을 잃지 않기 위해 사회의 기득권을 포기한 사람들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임을 잃지 않기 위해서 몸에 십자가의 문신을 세기고 평생 동안 고난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러한 신앙이 필자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기복신앙으로 점철된 우리의 교회들과 사회의 풍조에 따라서 망망대해에 일엽편주처럼 흔들리는 신앙들을 보면서 그들의 믿음이 얼마나 위대한 신앙을 지녔는가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선교전략상 매우 중요한 거점 기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한국 교회는 이 땅을 선교할 땅으로 일구어 나아가야 하겠다. 예비 선교사들을 선발하고, 문화적응 훈련을 시키고, 선교비를 모아서 파송해야 하겠다.

  우리의 손으로 21세기의 영적 출애굽의 역사를 이루어 나가야 하겠다. 나일강을 뒤로 두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출애굽 했던 것처럼 오랜 전통의 콥트교회가 새 생명으로 거듭나는 연한 순처럼 사막을 옥토로 바꾸는 신앙의 열정이 되살아나도록 기도의 불씨를 모아야 하겠다. 심하게 몰아쳤던 모래폭풍 속에서 살아났던 그들의 신앙이 영적 폭풍이 되어서 아프리카를 새롭게 만들고 중동을 기독교 국가로 되돌려 놓아야 하겠다.

2004726, 국민일보 조귀삼 교수의 선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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