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례의식의 변환에의 선교

2020. 3. 30. 11:55선교칼럼

제례의식의 변환에의 선교

조귀삼(한세대 교수)

  문화를 변화시키는 작업은 참으로 귀한 기독교 선교 가운데 하나이다. 문화를 변화시키지 않고는 성경적 진리를 삶의 자리 속에서 뿌리내릴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프리카에서는 선교라는 말이 곧 문화라는 말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문화란 일단의 사람들이 삶을 이어가는 그룹들 속에서 오랫동안 행동해 왔던 것들이 체계화해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한번 굳어진 문화의 벽을 깨기란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다. 왜냐하면 문화적 요소들에서 일부분은 꼭 종교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조 500년의 사상적 배경은 유교이다. 유교의 가르침 가운데에 중요한 뼈대 하나는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공경이 부모님의 사후까지 연결시키고자 하는 작업이 제례이다. 따라서 조상을 섬기는 제례문화는 우리의 생활 가운데에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추석이 몇 일 남지 않았다. 어쩌면 기독교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왜냐하면 친지들의 만남 가운데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제례 문제이기 때문이다. 모인 친지들 모두가 기독교 믿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일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믿음이 없는 가족들이 모일 경우는 제례문화 때문에 참으로 고통스럽다.

  이러한 고통을 겪게 될 독자들을 위해서 필자의 경험을 증언하고 싶다. 몇 년 전 모든 친지들이 모여서 조상의 묘지를 새롭게 단장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 작업의 말미에 음식을 준비하여 제례를 올리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 하는 목사이기 때문에 마지막 순서가 여간 거북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모인 사람들 가운데에 성도가 몇 명인가를 계수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제례 대신에 예배를 통해서 조상들을 추모하는 것이 성경적이라는 것을 설명하였다. 감사한 것은 모인 사람들 가운데에 80%가 이미 기독교인들이 되어 있었다. 모두들 찬성해 주었고 제례대신에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창세기 1:28을 기초로 설교하기 시작하였다. 사랑의 피조물로 창조된 인간과 가계의 중요성, 인간의 타락과 영벌, 그리고 구원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모인 모든 친지들은 비록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앞으로 집안의 여러 의식들을 기독교 예식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의를 받아내었다.

  필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적 제례문화를 기독교 예식으로 바꾸어나가는 작업을 단계별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평소에 친족 상호간의 두터운 관계를 갖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에 구성원 모두가 믿음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권면함과 아울러 집안의 대소사를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해야 하겠다.

  둘째는, 친지들 속에서 발생되는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등의 가족사를 기독교 예식으로 치러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기독교가 갖는 의식의 의미와 목적을 알려 나아가야 하겠다. 셋째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 과감히 기독교식으로 모든 예식을 바꾸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맞게 되었다. 하나님의 성도는 제례문화의 변혁자로서의 선교적 역할을 감당해 냄으로 나 외에는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계명이 성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49월 국민일보 조귀삼 교수의 선교이야기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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