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환경의 어려움과 선교과제

2020. 4. 8. 12:44선교칼럼

목회 환경의 어려움과 선교과제

조귀삼 교수(한세대 선교학)

  목회 환경이 점점 어려워져 가는 것 같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마쳤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받아줄 교회가 점점 줄어감으로 부득이 개척을 요구받게 될 경우가 많다. 문제는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해 나가자면 성도들이 모여 들고 육성해 가면서 신나는 사역을 감당해 나가면 별 문제없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교회는 많지 않다. 필자도 일 년에 신학대학원과 대학을 150여 명 졸업을 시키는 교수로서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고민이 짙어지는 가운데 최근에 조선일보를 통해서 언급된 글 낮엔 교회, 밤엔 대리운전'투잡(two job)' 목사님을 아십니까라는 글은 조성돈 교수님께서 목사 904명 대상 '목회자의 겸직' 설문조사한 내용이다.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대부분이 月收 168만 원 미만이 3분의 2생계·자녀 교육비 마련 위해 편의점 알바·일용직 노동까지 감당하고 있다고 밝혀졌다. 인텨뷰에 임한 한 목사님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10시 에 식당으로 출근합니다. 근무는 오후 10시 까지, 12 시간입니다. 예배가 있는 수요일은 오후 8시 퇴근합니다. 금요일 예배는 아내가 인도하고요. 주일은 온전히 교회 예배와 목회 사역을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 송파구의 A목사. 50대 중반의 그는 한 달간 목회자로 일해도 '사례비(보수)'가 없다. ~금요일은 식당 보조로 출근해 오후 10시 까지 12 시간 일한다. 다만 수요일은 '일찍' 오후 8시 퇴근한다. 수요 저녁 예배를 위해서다. '금요 예배'는 부인이 인도한다. 대신 주말엔 열심히 예배와 교회 사역에 집중한다.

  조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목사님들의 급여도 월 사례비 기준으로 120~180 만원이 21.7%, 180 만~250만원이 18.9%, 80 만원 미만이 16%, 받지 않는다는 경우도 15% 에 이르렀다. 2014년 보건복지부의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 월 163만 원에 못 미치는 경우가 66.7%나 됐다. 전국 교회의 80% 정도가 미자립 상태이고 목회자 대부분이 최저생계비 이하의 수입을 올린다는 것은 그동안에도 더러 알려진 사실. 하지만 목회자들이 생활비·자녀 교육비를 벌기 위해 대리기사, 퀵서비스 아르바이트까지 한다는 건 낯선 풍경이다. 앞에 열거한 직업 외에도 주유소 주유원, 과외 강사 등도 있다. 조 교수는 "설문 결과를 보고 충격받았다..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목회와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이 중 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고 한다. 그들의 대답은 "물론 교회가 중요하지만 가정을 먼저 세워야죠. 가정이 무너지고 교회가 선다? 저는 그것은 반대예요." 부업을 가진 목회자들은 "좋은 점도 있다"라고" 답했다. "노동하며 돈 벌어 교회에 헌금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됐다" "목사라고 밝히고 일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상담하러 오더라. 거기가 바로 선교 현장이다" 등등이다. 설문에 응한 목회자들은 겸직에 대해 73.9%'찬성' '적극 찬성'했다. 젊을수록 찬성 비율은 더 높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신교 교단은 교단법으로 목회자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비현실적이고 사문화(死文化)된 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성돈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의 근본 원인은 교인 수는 그대로이거나 줄고 있는데, 목회자는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교세 확장과 과시를 위해 목회자를 양산해온 각 교단이 이제는 신학대학원을 통해 배출하는 목회자의 수를 조정할 시점에 왔다"라고" 진단했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조 교수님의 조사는 큰 의미를 주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급속도로 성장해 오면서 신자들을 돌볼 사역자 양성을 위해서 대부분의 교단들은 신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였다. 이들 신학교들을 운영하는 가운데 교단 인재를 양성하고, 신학교를 관리하는 인력을 채용하여 그들 가족들을 삶을 영위하게 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신학교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몹시 두려운 것은 수없이 많은 사역자 양성은 실직으로 이어지면서 목회자가 가진 성직에 따른 영적 권위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 더 나아가서 세계선교를 감당해야 할 한국교회가 목사님들의 사역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약화된다면 선교현장에서의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는 목회자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기도를 모아야 하겠다.

2014119교회연합신문 선교 칼럼 기고

'선교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