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문화에 적응하는 선교 원리

2020. 6. 3. 08:38선교학 강의

사도 바울의 문화에 적응하는 선교 원리

조귀삼 박사( 전 한세대 교수, 현 세계다문화진흥원 원장)

  사도 바울의 선교 원리의 발견해 내는 데 있어서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적응에의 선교 원리이다. 사도 바울은 당시의 다양한 사회구조와 종교들 속에서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all things to all men)”의 적응을 시도하였다. 이것은 그의 세 번의 설교와(13:16-41; 14:15-17; 17:16-31)13권의 그의 서신서에 잘 나타나 있다. 빌립보서 2:5-7에 의하면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이시지만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지고 사람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다. “자기를 비우다(κένωσεν)”라는 말은 자기 자신을 낮추 셨다”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이는 그리스도는 그의 신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잠깐 동안 중지하시고 육체의 나약함 아래서 보이지 않게 되심을 말한다. 그리고 사람의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그 모양이 사람의 일반적인 상태와 다름이 없이 되었다. 우리는 이 말씀 속에 담겨 있는 하나의 선교신학의 이론은 하늘의 문화권 속에서 인간의 문화권 속으로 오신 예수님이심을 알 수 있다. 바울은 비록 예수님의 본질이 하나님과 동등됨을 변하실 수 없지만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세상에 초림 하심으로 선교적 문화에 적응하시는 원리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인류학자 폴 G. 히버트는 빌립보서의 도성 인신 사건을 그의 복음 대 문화의 이론에 인용하면서 세 가지의 원리들에 대해서 말하였다. 첫째는 복음과 문화는 분리를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문화 안에 복음을 말하면서 비록 신적 계시이신 말씀도 인간의 문화적 형태들 가운데 표현된다고 하였다. 셋째는 결국 문화에 대한 복음으로서 복음은 모든 문화를 변화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바울은 그의 사역 가운데서 복음의 본질은 변할 수가 없었지만, 예수님을 증거 하는 방법은 다양한 문화들 속에서 순응하면서 사역을 감당하였다. 전호진은 적응에의 선교 원리 중에서 알렌(Roland Allen)이 말한 사도 바울의 예를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사도 바울을 예로 들면, 그는 유대인이면서 헬라 문화 속에서 교육을 받았고 로마의 시민권을 가져 국제인으로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 그는 그가 살았던 다소시는 세계의 교통로였으며 당시의 국제어인 헬라 코이네 방언은 그의 모국어가 되다시피 하였으며, 헬라의, 사상과 이교의 사상도 잘 알았다. 따라서 그는 선교하려 가는 곳마다 통역의 도움 없이 설교할 수 있었다. 결국 바울은 이러한 언어와 사상의 무기를 가지고 사람을 얻기 위하여 적응하는 태도를 취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의 확장을 위하여서 적응의 원리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배타적인 유대인의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유대인들 속에는 자신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족속으로 특권의식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종족편견”“종족 편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이방인들과의 통혼을 금지시켰다. 사마리아의 여인이 예수님과의 대화 속에서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4:9)”라고 반문하는 모습 속에서 심한 종족 편견의 예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도 바울이 이방인들에게 나아가서 복음을 증거 하는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주님을 향한 열정이었다. 그는 복음을 위해서는 심지어 심한 고난까지도 적응해야 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4:11-12절을 통해서 선교사역 중에 겪었던 다양한 환경들을 설명해 놓았다. 그는 궁핍에도 풍부에도 처하는 적응을 체험하였다. 이곳에서 나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4:12)는 말은 “메미에마이(μεμύημαι)” 로서 이는 μυέω에서 파생된 말이다. 신약성경에 여기에서만 유일하게 사용된 이 말은 신비에 들어간다”라는” 의미의 기술적인 용어이다. 이는 바울이 그의 사역 가운데에 어느 환경에든지 적응하며 그가 받은 사역을 감당하였다는 말이다.

  그가 고백한 이러한 적응들을 사역 가운데 잘 나타내었던 것을 볼 수 있다. 복음을 증거 하는 과정 가운데에서도 때로는 유대인처럼(고전 9:20-21), 율법을 지키는 자처럼(10:14), 율법을 무가치하게 여긴 자처럼(1:8-10), 다양하게 접근하여 주 예수님의 복음을 증거 하였다. 전술한 것처럼 예루살렘 총회에서는 구원의 문제 속에서 타문화권 에서의 선교 중에 기독교의 구원 교리인 그리스도의 기독론은 절대 훼손시키지 않은 채 가장 큰 장애물인 할례 문제를 해결 지어 버림으로써 그가 얼마나 융통성이 있는 선교사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순응에의 원리들은 오늘날 복음의 상황화라는 말을 낳았다. 부루스 J. 니콜스는 말하기를 상황화(contextuality)는 자신이 처한 환경의 틀 내에서 복음에 의미 있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나 슬로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갖고 있는 성육신적인 본질에 의해 요구되는 신학적 필연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