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7. 10:42ㆍ선교칼럼
선교지의 트라이시클(Tricycle)
조귀삼(세계로 선교연구원)
동남아시아 선교지를 다니다 보면 특이한 교통수단이 있다. 즉 오토바이를 개조하여 만든 트라이시클(Tricycle) 이다. 트라이시클은 말 그대로 트라이(세개) 사이클(자전거)이기 때문에 발이 세 개다.. 한 발은 오토바이 바퀴이고 다른 두발은 오토바이 옆에 달려서 굴러가는 바퀴이다. 이 교통수단은 오토바이의 중심에는 운전자가 타고 운전을 하고 운전자 뒷좌석과 옆면에 달린 보조 좌석에 승객이 앉아서 목적지까지 간다. 생긴 모양이 참으로 우습기 때문에 한국에서 선교지에 오신 훈련생들과 목사님들이 관광하는 기분으로 타보기도 한다. 시원스럽게 달려가는 트라이시클이 멋져 보인 모양이었다.
지난 방학 때에 필자도 선교지에서 그동안 타보고 싶었던 트라이시클을 타 보았다. 그러나 막상 타는 순간 그 동안의 이메지는 싹 가셔 버렸다.. 그것은 너무 심한 공해 때문이었다. 앞과 뒤 그리고 옆에서 품어대는 매연과 아황산가스 때문에 코를 막고, 눈을 찡그리고, 온통 공해를 둘러쓰기 때문이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토록 심한 공해 때문에 폐를 손상당한 선교사님 한 분이 폐암으로 소천하셨다는 이야기를 접하였다. 사실 필자도 몇 주 동안 타는 동안에 골치가 심하게 아파서 몸져눕기도 하였다. 어느 선교사는 이와 같은 공해를 매일 마시면서 사역지로 향하는 모습을 본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선교의 비젼 때문에 그토록 심한 공해를 매일 마셔 가면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었다
한번은 뉴질랜드에서 한국에 선교대회를 참석한 분들을 통역차 모시고 다닌 일이 있었다. 그들이 말하기를 한국의 도심에는 헌 차는 볼 수 없다고 말하면서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오늘도 도심을 달리는 수많은 차량들을 본다. 시원스럽게 달려가는 차량들을 보면서 필자의 마음은 어느새 선교지에 가 있다. 5년만 지나면 차량을 바꾸는 자동차 문화가 우리 속에 자리 잡아서 아직 쓸만한 차량도 폐차장으로 보내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부가 축적된 국가에서 산다는 자부심 이전에 먼저 선교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마음이 선교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필자는 가끔 인터넷을 열어본다. 특히 호산나(Hosanna)넷을 열어보면 선교지 소식이 나오면서 선교의 기도를 모으는 글들을 많이 본다. 그 글 속에는 아프리카 지역과 동남아 지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님들이 차량을 갖기를 그렇게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차량이 필요했으면 이러한 기도를 요청할까라는 생각이 현실로 와 닿았다.
필자는 이제 이 글을 마치면서 우리는 선교지의 차량을 위해서 기도할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처럼 발전한 교통 시스템 속에서는 차량은 안락과 불편의 문제이지만, 선교지는 생명의 문제이다. 선교사님들은 선교의 일선에서 영적 전쟁을 하고 있다. 그들의 사역이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세계를 향한 우리의 꿈도 성취되기는 요원할 것이다. 선교에 열린 마음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선교지에 차량을 보냅시다”라는 켐페인이 한국교회들 속에서 일어나기를 주문해 본다.
2002년 9월 “교회와 연합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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